지식배


서른 중반이 되니,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운동도 통 안하고 어두컴컴한 사무실 조명과 모니터 빛만 쬐니.

딱히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나이 먹으면서 기초대사량이 떨어져서 그런지 몸이 예전같지 않음을 확연히 느낀다.

큰외삼촌이 나를 비롯한 조카들에게 항상 얘기하던 

“너희들 배는 똥배. 내 배는 지식배. ”

그 당시에도 나이 좀 찬 – 차봤자 대학생정도 – 형 누나들이 헛웃음을 칠정도의 아재개그인데.

요즘들어 생각난다.

나는 무엇을 먹고 이 몸뚱이를 어떻게 쓰고 있는가.

똥만 가득찼다.

똥파리들이 윙윙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