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즈음


이룬 것 없이 나이만 또 먹었다.

몇일 전엔 아내 덕에 제 1세계 형님하는 나라 뉴욕엘 열흘 일정으로 다녀왔다.

에어버스 A380 기종을 탔다.

새기종이어서 좋았고, 카메라로 밖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3등석이지만 레그룸도 꽤 넉넉한 듯 했다.

하지만 장거리 비행은 역시 힘들다.

공항에 내리니 반이민법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우릴 환영해주었다.

묵었던 호텔 앞 약국에서 파는 감기약과 카페인 각성제, 편두통약을 사왔다.

먹고 살기 위해 또 별볼일 없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그 와중에 아무 생각없이 카톡 리스트를 쭉 스크롤링하다가,

띄엄 띄엄 보이는 아버지 친구분들 프로필 사진을 보고 먹먹해졌다.

여행을 다녀오니 밀린 일이 산더미다.

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