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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_피로사회, 한병철_05
“근본적 피로”는 자아의 논리에 따른 개별적 고립화 경향을 해소하고 친족관계에 의존하지 않는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낸다. 그 속에서 어떤 특별한 박자가 일어나 하나의 화음을, 친근함을, 어떤 가족적 유대나 기능적 결속과도 무관한 이웃관계를 빚어낸다. “피로한 자는 또 다른 오르페우스로서 가장 사나운 동물들조차 그의 주위에 모여들어 마침내 피로를 나눌 수 있게 된다. 피로는 흩어져 있는 개개인을 하나의 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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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_피로사회, 한병철_04
사회의 긍정성이 증가하면서 불안이나 슬픔처럼 부정성에 바탕을 둔 감정, 즉 부정적 감정도 약화된다.26 사유 자체가 “항체와 자연적 면역성으로 이루어진 그물”27이라면, 부정성의 부재는 사유를 계산으로 변질시킬 것이다. 컴퓨터가 인간의 뇌보다 더 빨리 계산할 수 있고 엄청난 데이터를 조금도 토해내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컴퓨터에 어떤 종류의 이질성도 들어설 여지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컴퓨터는 긍정기계이다.…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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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_피로사회, 한병철_03
후기근대의 노동하는 동물은 노동을 통해 인류의 익명적 삶의 과정 속에 용해되어버릴 만큼 자신의 개성이나 자아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노동사회는 개별화를 통해 성과사회, 활동사회로 변모했다. 후기근대의 노동하는 동물은 거의 찢어질 정도로 팽팽하게 자아로 무장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수동성과는 정말 거리가 먼 것이다. 피로사회 중에서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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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_피로사회, 한병철_02
발터 벤야민은 깊은 심심함을 “경험의 알을 품고 있는 꿈의 새”14라고 부른 바 있다. 잠이 육체적 이완의 정점이라면 깊은 심심함은 정신적 이완의 정점이다. 단순한 분주함은 어떤 새로운 것도 낳지 못한다.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재생하고 가속화할 따름이다. 벤야민은 꿈의 새가 깃드는 이완과 시간의 둥지가 현대에 와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탄한다. 이제 더 이상 그 누구도 그런…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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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없는 미국 감귤, 2025년
물가가 하도 비싸니. 이번 겨울은 귤도 맘놓고 먹지 못했다. 이 와중에 미국 감귤을 할인해서 팔길래 사먹어 봄. 식감과 모양은 오렌지의 그것과 비슷했고, 당도는 시원찮았다. 미국귤도 귤 나름이겠지만.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12 브릭스 제주 감귤 맘껏 먹고 싶다. 슬픔과 상실감, 혼란스러움으로 시작하는 2025년. 뭐라도 써보려고 합니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책도 좀 더 읽고, 뭐라도 해야해서가 아닌, 좋아서 하는…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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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_피로사회, 한병철_01
성과주체는 노동을 강요하거나 심지어 착취하는 외적인 지배기구에서 자유롭다. 그는 자기 자신의 주인이자 주권자이다. 그는 자기 외에 그 누구에게도 예속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그 점에서 성과주체는 복종적 주체와 구별된다. 그러나 지배기구의 소멸은 자유로 이어지지 않는다. 소멸의 결과는 자유와 강제가 일치하는 상태이다. 그리하여 성과주체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강제하는 자유 또는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다.13 과다한 노동과 성과는…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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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하우스 무대실험
일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바우하우스 무대실험 전시를 한다길래 실컷 구경하고 와서, 여운이 남아 데사우재단 DVD도 아마존으로 바로 주문한게 도착했다. 실험 영상 계속 보게된다. 중독성 있음.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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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in Malta
+초복 갓 찜질방에서 나온 자태. 초복이라 한국에선 다들 삼계탕에 치킨에.. 그래서 가만히 있을수가 없어, 동네 냉동식품 전문점 ‘Miracle Foods(http://foursquare.com/venue/5692920)’에 가서 닭한마리를 사다가 오븐에 넣고 ㅎㅎ Miracle Foods..짱! +중복 중복에는 안동찜닭! 닭요리의 향연 +말복! 말복엔 닭다리살 스테이크!! 복날 시리즈의 정점을 찍음. 생닭을 다 일일히 다듬고, 고생하셨습니다.ㅎㅎ 그래서 더욱더 맛있었나 봅니다.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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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a Market in Valleta
발레타에 있는 벼룩시장에 다녀왔다. 일요일 아침마다 열리는데, 싸구려 관광용품들과 중국산 생활용품들을 판다. 아니면 골동품들. 뭣좀 건져볼게 있나 했는데 별거 없었다;; 나라가 워낙 조그만하니 물건도 뭐 그리 다양하지도 않고; 시장에도 뭐 딱히 살만한게 없었다. 생선이나 좀 살라고 했었는데, 생선시장은 보이지도 않고, 올때 루프트한자를 탔는데, 좀생이 같은 수화물 제한 때문에 집에서 짐을 한 30번은 다시 싼듯…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