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웃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다.
2023년. 40, 마흔이 되는 해.
그저 일상처럼 지나간 생일이 서운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을 나이.
살아온 만큼 남은 인생, 그 40년 중 마지막 20년은 슬프지만 멀쩡하게 지내긴 힘들 여생이고.
기억에 남길만한 남은 인생은 앞으로 20년 정도 아닐까.
이 남은 20년안에, 손안의 주소록에 담긴 사람들 중, 앞으로 20번 넘게 만날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나마 가까운 이들, 그리운 이들은 한 해에 몇번씩이나 볼까.
앞으로 못가본 곳, 가보고 싶은 곳은 얼마나 더 가 볼 수 있을까.
아직 채 꽃도 못 피운 것 같은 심정인데, 아무것도 남긴 것 없이 벌써 질 생각부터 드니 서럽기만 하다.
꽃은 웃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다.
그렇게, 저렇게 산다.
원래 내 것이 아닌 없던 것들이란 걸 되뇌이면서,
외로움과 상실감에 사로 잡히지 않으려 애쓰면서.
갑자기 또 뒤죽박죽 엉킨 숨을 살살 골라본다.